이번 여행기에 포함되는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저(sMiLo)에게 있습니다.
마음대로 퍼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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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도시는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에 있는 중소도시 액상 프로방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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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 프로방스!
아비뇽, 아를과 더불어 프로방스 지방의 주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시민들 중 50% 이상이 대학생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도시죠.
하지만 저에겐 악몽과 같은 에피소드가 수북히 쌓여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우선 첫번째 에피소드.
파리에서 TGV를 타고 액상 프로방스 TGV역에 내린게 저녁 8시였습니다. 액상 프로방스는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TGV역이 시 외곽에 있어서, 시내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전용버스를 타야했습니다. 전 그 사실을 몰라서 한참이나 헤맸답니다. TGV역 밖으로 펼쳐져 있는 광활한 초원을 보며 잘못 내린게 아닌가 싶어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암튼 중요한건 이게 아닙니다. 제가 여행을 간 시기가 비수기였기 때문에 숙박업소가 저녁 9시만 되면 카운터를 닫아버리므로 서둘러야 했었죠. '얼른 호텔에 들어가서 씻고 싶다'는 생각에 비싼 콜택시를 불러 미리 알아둔 호텔로 향했습니다. 근데! CLOSED! 이때부터 시련은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이 9시를 넘어가니 인적도 끊기고, 택시, 버스 모두 끊겼습니다. 상점 또한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무작정 '사람'을 찾아 걸었습니다. 사람을 찾아, 호텔을 찾아 무려 2시간을 헤맸습니다. -_- 이땐 정말이지, '이 추운 날 노숙을 하면 얼어죽지 않을까?' 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해봤더랬죠.
그러던 중 천사 한분을 만났습니다. 정말 아리따운 프랑스 아가씨 (강조!) 였는데, 저에게 유스호스텔 위치를 알려주며 핸드폰으로 빈 방이 있는지까지 확인해주시더라구요. '살았구나!' 라는 생각에 너무 기뻐서 그 분을 껴안을뻔 했습니다. 죽다 살아난 느낌이 이런게 아닐런가 싶어요. '-' 유스호스텔에 체크인을 하니 11시 24분. 시간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답니다.
저를 노숙의 수령에서 구해주신 그 분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O
다시 마을 얘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물의 도시', 액상 프로방스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중 하나로 분수대가 있습니다. Aix 가 불어로 물이라는 뜻이라죠? 다양한 모습의 분수대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 하더군요. 단, 너무 가까이 가서는 보지 마세요. 분수대 안에 오물이 둥둥 떠있기도 해요. 식수로는 사용하지 않는 것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마을의 중앙부에 있는 라르똥드 분수입니다. 가장 유명한 분수대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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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야경 사진입니다. 액상 프로방스 시내의 야경은 정말 환상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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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미라보 거리입니다.
위쪽에서 소개해드린 라르똥드 분수대 근처에 있고, 특이한 가로수들 덕분에 금방 찾으실듯. 나뭇잎이 다 떨어진 앙상한 나무들만 열을 맞춰 서 있는 모습에서 약간 을씨년스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실제로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요. 도시 한복판에 이런 거리가 있다니 멋지지 않나요? 도로 양 옆으로 상점들과 카페들이 늘어서 있어서 한여름 성수기때 오면 북적북적 거릴 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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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보 거리의 야경 사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에피소드와 앞으로 말씀드릴 몇몇 에피소드들 때문에 최악의 도시로 기억될뻔한 액상 프로방스가 바로 이 장면 하나로 완전히 역전 되었답니다. 프로방스 도시들 중 가장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던 도시로 기억하고 있어요! 환하게 밝혀진 주변 조명덕분에 정말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더군요. 으아! 그 감동을 사진으로 남겨보고자 수십장을 찍어 왔지만, 다 실패했습니다. 조명이 사발팔방에 있다보니 사진 찍기 참 힘들더라구요. 아쉽지만 아래 사진으로 만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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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에피소드 입니다.
미라보 거리에 QUICK 이라는 햄버거 가게가 있습니다. 유럽에 도착한지 5일째에 이 곳, 액상 프로방스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햄버거가 먹고 싶어지더라구요. 지친 몸을 이끌고 QUICK에 들어가서 약 10 EU짜리 햄버거 세트를 시켜서 개걸스럽게 먹었습니다.
햄버거라는게 참 좋더라구요. 세계 어딜 가나 맛이 일정하잖아요. 햄버거의 글로벌 표준화에 대해 예전 마케팅 시간에 배운 것같은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 암튼 햄버거 예찬론을 중얼거리며 자리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오려는데, 으윽! 뭔가 뒤쪽에서 느낌이 오는 겁니다.
이렇게 빨리 느낌이 오다니! 진짜 QUICK 이더군요. 급하게 화장실로 뛰어들어 갔지만, 문이 잠겨 있는 겁니다. 안돼에~! 그 후 10분 동안 일어난 일은 다시는 떠올리기 싫습니다. " Toilet! " 을 외치며 거리를 뛰어다녔거든요.
아래 사진은 배탈의 원인, 햄버거 세트.
이후로 여행이 끝날 때까지 햄버거는 입에 대지도 않았답니다. '배탈의 도시' 액상 프로방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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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길을 걷다가 발견한 상설 시장에서 찍은 겁니다. 너무 예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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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 프로방스하면 '세잔의 도시'라고 떠올리실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맞습니다. 도시 곳곳의 바닥에 아래와 같이 세잔을 의미하는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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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세잔의 아뜰리에도 액상 프로방스에 있죠!
미라보 거리에서 북쪽에 위치하고 있고, 도보로 충분히 갈 수 있는 위치에요. 단지 사람에 따라 약간 멀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군요. 전 미술 분야 쪽은 별 관심이 없지만, 아뜰리에 사진을 찍어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억지로(?) 가봤습니다. 하지만 아뜰리에 내부에서 세잔의 일생이라던가 작품 등을 친절히 설명해주시는 직원 덕분에 미술에 대해 1% 정도 새롭게 눈을 뜬 것같아요. 음 1%는 너무 많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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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잔은 이 곳에서 생애 마지막까지 생 빅투아르 산을 그리다가 죽었다고 하네요. 사계절과 날씨 변화에 따른 다양한 모습의 생 빅투아르 산 그림을 여기서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세잔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장소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이 곳에서 우연찮게 일본인 관광객을 만났는데, Konglish와 Japanglish와의 만남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습니다. 간단한 대화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해 끝내는 메모장에다가 영어를 썼다죠. 그게 뭐였냐면 버스 출발시각 이었습니다. '-'
안타까운 점은 제가 오전에 이 곳에 도착해서 생 빅투아르 산을 찍기에는 역광에 걸리는 환경이었다는 겁니다. 세잔이 열정을 바친 산을 찍음으로써 제 나름대로 존경을 표시하려고 했지만, 환경이 안따라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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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에피소드입니다.
제가 가져간 정보에 의하면 '세잔의 아뜰리에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세잔이 주로 그림을 그리던 장소에 갈 수 있다.' 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조금만 더 올라가는게 아니라 한참을 올라가야 했다는 겁니다. 저 말이죠. 이 날 코인락커를 찾지 못해서 하루종일 백팩 + 카메라 가방 + 캐리어를 끌고 다녔거든요. 무거운 짐을 지고 등산하는 느낌이랄까, 군대에서 완전군장하고 행군하는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이 곳에 도착해서 너무나도 기뻐서 평소에 찍지 않는 셀프까지 찍었더랬죠. :)
캐리어 끌고 여기까지 올라오지는 마세요. 정말 힘들어요. 만약 그럴 생각이라면 각오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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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럽출장 때 가장 아쉬웠던 점이 각 도시의 술집을 방문하지 못했던 점이에요. 그 곳에서 현지 사람들 혹은 여행객들과 교류하며 즐거운 시간을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목적이 여행이 아닌 출장이다보니 시간이 없더라구요. 본의 아니게 이렇게 사진만 잔뜩 찍어오게 됐죠. 술집은 호텔이나 유스호스텔의 Info에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술집을 물어보시거나, 같은 방을 쓰는 외국인에게 물어보면 친절히 가르쳐줍니다.
유럽 여행을 가게 된다면 멋진 풍경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현지인들과 다른 나라의 관광객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내는 것도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다음에는 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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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29 + 액상 프로방스, 프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