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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럽 출장을 다녀와서 여행기를 마무리 못했는데 이런 방식으로라도 정리해볼까 합니다.
이른바 날짜무시, 사진랜덤, 글은대충, 쓱싹쓱싹 작성해버리는 간단 여행기!
그 첫번째 도시는 프랑스 남부 지방의 소도시, 그라스 입니다.
그라스!
유럽 내의 작은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알 수도 있겠습니다만, 바로 향수의, 향수에 의한, 향수를 위한 마을입니다. 프랑스 남부 해안가의 칸에서 기차를 타면 30분 정도 걸립니다. 아래 지도를 참조하세요. 예전에는 버스로만 갈 수 있던 마을이었는데, 2004년 12월에 기차가 뚫리면서 편하게 갈 수 있답니다. 다만, 기차역이 마을 아래쪽에 있어서 마을 중앙부까지 걸어가려면 오르막길을 꽤 올라야 합니다. 기차역에서 중앙부까지 이동하는 버스를 이용하시길. 저는 씩씩하게 걸어서! (올라갔다가 후회했어요. '-')
향수의 마을이니 혹시 라벤다 밭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없다네요. 하지만 샤넬과 니나리찌를 비롯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향수가 이 곳에서 생산되고 있고, 프랑스의 전통적인 향수 메이커인 프라고나르(Fragonard)의 본사 및 제조 공장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라고나르의 경우 마을 곳곳에 상점이 있고, 상점 근처만 가도 향수 냄새로 킁킁거릴만큼 자극적인 향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향수에 취해버리는 바람에 충동구매성 선물을 몇가지 구입했어요. '-' 로즈향 샤워젤 최고!
그라스에 간다면 꼭 경험해봐야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관광객들이 수십가지의 향수중 맘에 드는 것들을 직접 섞어서 자신만의 향수를 만들어보는 과정! 유료인 관계로 전 옆에서 구경만 했지만,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향수 제조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던 흥미로운 체험이었답니다. 아래 간판의 건물에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일요일에 찾아가서 구경했으니 일요일에 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평일 하루를 쉴 것 같아요.
그라스의 또다른 매력이라면, 완만한 산등성이에 자리잡고 있어서 마을 위로 올라갈수록 멋진 파노라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오르막길을 올라간다는건 매우 힘든 일입니다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날씨가 좋다면 금상첨화겠죠? 제가 도착한 날은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이었답니다. 덕분에 사진이 이렇게 멋지게 나왔구요. :)
그리고 구시가지 내의 좁고 구불구불하고 거미줄같은 골목길을 걷다보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골목길을 걷는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차이점이 있다면, 상업적인 냄새가 진하게 풍기던 베네치아와는 달리, 이곳에서는 옛 시가지와 공존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 그 자체가 엷게나마 느껴진다는 겁니다. 창문 사이로 흘러나오던 흥얼거리는 노래소리, 방금 빨래를 마친 후 창가에 걸어놓은듯한 낡은바지와 셔츠, 허름한 옷을 입고 낯선 동양인을 경계하던 꼬마들 등등. 너무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저에게 그라스는 향수의 마을이라기보다 인상적인 골목길을 가진마을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번엔 좀 많은 사진을 첨부해볼께요.
구시가지의 낡은 모습과 현대적인 향수 냄새가 뒤섞여 공존하는 곳, 그라스!
혹시 이 근처를 여행하고자 계획을 잡고 계신다면 꼭 들러보시길..... :)